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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씨, 날아가다 - 조은덕 | |||||||||||||||||||
바람이 날라다 준 햇살 한 줌 끌어안고 손가락 굵기만큼 동글 납작 눕히는 무 어머니, 물기 밴 시간 꼬들꼬들 말라 간다 짓무를라, 떼어 내고 뒤집어서 옮겨 놓는 뒤틀린 세월들을 하나 둘씩 펼쳐본다 여름이 남기고 간 속살 광주리에 가득하다 맵고 짠 눈물 섞어 켜켜이 눌러 담은 어둠 속에 숨 고르는 울혈의 무말랭이 주름진 생을 삭힌다, 아린 손끝 붉어온다 돌아가는 모퉁이길 얼비치는 맑은 아침 마른 뼈 꽉 움켜 쥔 말간 핏줄 여울목에 어머니 가벼워진 몸, 꽃씨 되어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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