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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풍경 - 영산강 따라 '관방제림 · 메타세쿼이아길 · 면앙정'

by 혜강(惠江) 2012. 11. 25.

 

전남 담양

영산강 따라 '관방제림·메타세쿼이아길·면앙정'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안정수 취재기자

 

 

* 나주에 흐르는 영산강유역, 추수철 풍경 *

 

 

 담양 가마골에서 발원해 담양, 광주, 나주, 함평, 영암, 목포를 지나 서해로 흐르는 영산강.그 물길 약 120㎞를 따라가 봤다. 먼저 담양 속 영산강의 풍경을 소개한다. 

 

 

 

한반도의 생명수 흐르는 강 

 

 

  고려시대, 조선시대 등 예전에는 곡식과 재물을 조세로 냈었다. 이 재물을 모으는 창고를 조창이라 했다. 모인 조세는 바다와 강을 통해 운반되기도 했는데, 조선시대 초기 총 조세의 20%를 호남이, 영산창이라는 조창을 포함해 전남이 10%를 냈다고 한다. 영산강 유역에서 생산된 곡식의 양이 어마어마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영산강 유역의 토지는 범람원과 구릉지가 두루 조성돼 곡식 생산에 매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지형의 변화 기복이 작아 농지로써 최적이기도 하다. 덕분에 일찍이 우리나라의 매우 중요한 식량생산지로 인식돼 한강, 낙동강, 금강과 비교해 영산강은 강 길이가 매우 짧은 편임에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4대강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영산강을 따라가는 여정은 담양부터 시작이다. 담양의 추월산 남부에 발달된 골짜기, 일명 '가마골'은 영산강의 발원지가 모인 곳이다. 그 규모가 반경 4km에 달한다. 이곳에서 나온 물은 담양호에 모이며, 담양댐부터 약 8km의 물길을 따라 담양 내부로 이동하면 걷기 좋은 길을 만나게 된다.
 

 

 

제방 위 숲길 '관방제림'  

 

 

 

영산강 종주 자전거길 안내판

관방제림 표지석

 

* [위/아래]영산강 종주 자전거길 안내판 / 관방제림 표지석 *

 


    고요하게 흐르는 물살이지만 강가의 제방은 제법 높고 굳건한 모습이다. 제방 위로 굵직한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다. 마치 길 위에 거대한 브로콜리를 얹은 듯 풍성한 잎과 굵은 줄기의 나무들이 이색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관방제림의 첫인상이다. 

 


 

 

거대한 브로콜리를 연상시키는 큰 나무

  & 

담장 사이 잘린 나무

 

* 거대한 브로콜리를 연상시키는 큰 나무도 있지만

담장 사이 잘린 나무도 볼 수 있다 *

 


 

 

   관방제림은 조선 인조 26년(1648) 담양부사 성이성이 수해를 막기 위해 강 옆으로 제방을 축조하고 나무를 심기 시작한 것이 그 첫 발걸음이다. 그 후 철종 5년(1854)에 황종림 담양부사도 제방을 다시 축조하고 나무를 조성하면서 현재 모습의 큰 틀이 잡혔다. 벼슬 관(官), 막을 방(防), 둑 제(堤), 수풀 림(林). 쉽게 풀이하면, '나라에서 홍수를 막기 위해 만든 둑과 숲' 정도가 될 것이다.

 

 

 

  영산강 상류는 산, 강, 농경지가 적절히 조화된 곳으로 사람 살기 참 좋은 곳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비가 오면 강물이 불어나니 제방을 설치했고 그 위에 나무를 심어 자연적으로 튼실해지도록 한 것이다. 그 모습이 현재까지 잘 보존돼 옛 모습이 남은 제방길을 걸어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 숲길인가. 

 


 

 

            

번호가 매겨져 관리되고 있는 관방제림의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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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가 매겨져 관리되고 있는 관방제림의 나무

 

*관방제림의 나무에는 번호가 매겨져 관리되고 있다 *

 

 

       

굵직굵직한 나무

&

쭉 뻗은 나무

 

* 영화나 소설에서 등장하는 '나무신'처럼 움직일 것 같은 느낌도 난다 *

 

 

 

   나무 수령이 긴 것은 300년이 넘는다. 푸조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개서어나무, 벚나무 등 굵직굵직한 나무가 띄엄띄엄 좌우로 자라고 있다. 마치 전국에서 산신령, 도사들이 모여 이곳에서 나무로 변하기라도 한 듯 묘한 기운이 나무들 사이를 메우고 있다. 

 


 

 

관방제림과 메타세쿼이아길이 만나는 곳의 풍경

* 관방제림과 메타세쿼이아길이 만나는 곳의 풍경 *

 

 

   국수집이 조르르 연이은 국수거리도 만날 수 있다. 관방제림을 걷고 이어질 길이 더 있으니 이곳에서 국수로 배를 좀 채워두면 좋겠다. 다시 강이 흐르는 방향으로 관방제림을 걸으면 24번 국도와 교차한다. 불과 몇 년 전에는 드라이브하기 좋은 곳으로 유명했던 길이지만 지금은 산책길로 더 유명해진 메타세쿼이아 길이다.

 

 

곧게 자란 나무, 곧게 뻗은 길 '메타세쿼이아 길'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 표지판

 


 

  1970년대, 담양군 내 국도, 지방도 등 약 50km 길이의 도로에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가 심어졌다. 약 5천 그루에 달하는 대규모 작업이었다. 덕분에 담양은 드라이브하기 좋은 곳으로 유명해졌지만, 관방제림과 이어지는 메타세쿼이아 길의 가로수는 사라질 뻔 했었다.

 

 

   근처의 도로구성이 바뀌면서 약 180그루의 가로수가 벌목될 운명이었다고… 이에 담양군민이 힘을 합쳐 위기에서 가로수를 구하고 약 2km 구간이 흙길로 재탄생해 더욱 아름다운 모습으로 거듭났다. 

 


 

 

곧게 자란 나무, 곧게 뻗은 길 메타세쿼이아 길

 


 

 

   관방제림이 포근하면서 산 능선을 타는 듯한 느낌을 줬다면, 메타세쿼이아 길은 동화 속 그림 같은 산책로가 독특한 분위기를 뽐낸다. 또 관방제림이 나무신이 잠자는 듯한 느낌의 나무가 많았다면, 메타세쿼이아는 곧은 자세에서 한 치의 흐트럼도 없는 호위기사가 줄지어 서 있는 듯했다. 이런 상반된 분위기의 차이는 여러 이유가 있다. 제방길은 물길처럼 유하게 곡선을 띄고 메타세쿼이아 길은 시원하게 뻗은 것이 특징이다. 또 길에서 자라는 나무의 생김새가 다르다는 것도 주된 이유다.

 

 

  메타세쿼이아는 곧게 뻗으며 자라는 교목이다. 나무 윗부분은 접은 우산처럼 하늘을 향해 뾰족하게 자란 모습을 띤다. 이 나무는 중국에서 처음 발견된 후 미국에서 개량됐다. 그 개량 품종이 국내에 들어와 가로수로 심어진 곳이 담양이다. 당시 3~4년 수령의 나무들이 심어졌으니 지금은 약 45년 수령의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셈이다.

 

 

 

 

 

나무 사이사이 놓여 있는 의자

 

 * 손을 잡고 걷는 연인, 쉴 수 있는 의자 등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이길에서는 조금 특별해진다. *

 

 

 

  관방제림을 거쳐 메타세쿼이아 길을 걷는 동안 '길'이란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길은 출발지와 목적지가 이어진 통로이기도 하지만, 사람과 사람 또는 사람과 무언가를 이어주기도 한다. 무언가는 풍경이 될 수도 있고 걷다가 생각난 어떤 것일 수도 있다. 이런 모든 길을 통틀어 담양은 참 걷기 좋은 곳이다. 이런 좋은 길이 있어서일까. 담양은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된 바 있다. 

 

  담양과 영산강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뱃길이다. 지금처럼 하굿둑, 댐, 보가 없었던 시절에는 바다에서 담양까지 배를 타고 들어올 수 있었다. 덕분에 담양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바다에서 온 배가 정박한 옛모습을 상상해 보자.

 

 

면앙정, 조각난 풍경 속 풍류

 

 

 

 

면앙정 표지석

 

 

887번 지방도로 바로 옆에 위치한 면앙정

[위/아래]면앙정 표지석 / 887번 지방도로 바로 옆에 위치한 면앙정*

 


 

   이어서 다음 목적지 면앙정(俛仰亭)에서 옛 풍류를 느껴보자. 이 정자는 송순이 지은 것으로, 퇴계 이황, 소쇄처사 양산보, 하서 김인후 등 당대의 강호제현이 학문과 국사를 논했던 곳이다. 또한 송강 정철, 백호 임제 등 후학이 자리를 지킨 공간이기도 하다. 담양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논 건너로 왼쪽부터 불태산, 삼인산, 병풍산, 추월산 등 우직한 호남의 어깨를 배경으로 신선놀음했을 당시의 모습도 그려진다.
 

 

 

 

면앙정

 

 

 

정자 뒷편 풍경

 

* [위/아래]면앙정 / 정자 뒷편으로 작은 마을과 논 너머 병풍처럼 산이 이어져 있다 *

 

 

 

   송순은 조선의 문신으로 개성부 유수를 거쳐 이조판서, 대사헌, 한성부 판윤이 됐었다. 그의 정계 생활에서 볼 수 있듯이 비교적 순탄한 과정에서 그의 원만한 대인관계와 인품을 쉬이 짐작하게 된다. 

 

 

"인간세상을 떠나와도 내 몸이 한가로울 겨를이 없다.
이것도 보려 하고, 저것도 들으려 하고, 바람도 쐬려 하고, 달도 맞으려고 하니,
밤은 언제 줍고, 고기는 언제 낚으며, 사립문은 누가 닫으며, 떨어진 꽃은 누가 쓸 것인가.
아침나절 시간이 부족한데 저녁이라고 싫을쏘냐. 오늘도 시간이 부족한데 내일이라고 넉넉하랴.
이 산에 앉아 보고, 저 산에 걸어보니 번거로운 마음이면서도 아름다운 자연은 버릴 것이 전혀 없다.
쉴 사이가 없는 길이나마 전할 틈이 있으랴.
다만 하나의 푸른 명아주 지팡이가 다 못쓰게 되어 가는구나."

 

 

 

 

면앙정 마루

 

 

면앙정 기둥 사이로 그림처럼 걸린 풍경

 

* [왼쪽/오른쪽]햇살도 잠시 쉬어가는 듯 마루에 앉았다 / 기둥 사이로 그림처럼 걸린 풍경 *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에 내려온 송순이 지은 면앙정가라는 노래의 한 대목이다. 면앙정가에서 그의 풍류, 감성이 전해진다. 송순이 전하는 '지팡이가 다 못쓰게 되도록 걷게 되는 길, 버릴 것 없는 자연' 그대로의 담양에서 영산강 풍경 세모금 마셔가시라.

 


 

 

여행정보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관방제림]
88올림픽고속도로 담양IC → 약 2.78Km 직진 → 담양공고 교차로에서 광주, 창평 방향으로 좌측 방향 진행 후 우회전 → 약 1.6Km 직진 → 담양읍 삼거리에서 추월산, 죽녹원, 정읍, 담양군청 방향으로 좌회전 → 약 0.66Km 직진 → 중파사거리에서 남원,순창, 군청 방향으로 우회전 → 약 0.24Km 직진 → 신남정 사거리에서 정읍, 죽녹원 방향으로 좌회전 → 약 0.45Km 직진 → 관방제림

[면앙정]
88올림픽고속도로 담양IC → 약 2.78Km 직진 → 담양공고 교차로에서 광주, 창평 방향으로 좌측 방향 진행 후 우회전 → 약 1.02Km 직진 → 백동사거리에서 좌회전 → 약 0.78Km 직진 → 천변사거리에서 봉산 방향 좌회전 → 약 3.41Km 직진 → 면앙정

 

2.맛집

갑을원 : 한우떡갈비, 061-382-3669
한상근대통밥집 : 대통밥, 061-383-9779
창평국밥 : 국밥, 061-382-8039
전통식당 : 한정식, 061-382-3111
송죽정 : 죽순요리, 061-381-9988

 

3.숙소

파레스모텔 : 전남 담양군 담양읍 양각리, 061-381-6363
로드하우스 : 전남 담양군 월산면 중월리, 061-381-4447
대나무이야기 호텔 : 전남 담양군 담양읍 지침리, 061-382-1335
골든리버모텔 : 전남 담양군 담양읍 백동리 352-7, 061-383-8960

 

 

<출처> 2012. 11. 23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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