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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문학기행(국내)115

영월 김삿갓면, 방랑시인 발자취가 한눈에 영월 김삿갓면, 방랑시인 발자취가 한눈에 행정구역 명칭 변경… 김삿갓 생가와 묘, 문학관 등 업적 기려 글·사진 남상학 * 김삿갓 유적비 * 가혹하리만큼 추웠던 겨울이 이제 그 끝을 보이고 있다. 아이들 방학도 대부분 끝나간다. 추웠던 겨울을 생각하면 겨울 끝자락이 속시원하지만 겨우내 실내에서 시간을 보냈던 아이들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이럴 때 아이들이 의미 있게 방학을 마무리할 수 있는 영월 박물관 여행을 떠나보자. 어쩌면 조금 진부한 테마일 수 있는 박물관 여행이지만 영월의 박물관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영월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모여 있는 곳 가운데 하나는 김삿갓면이다. 행정구역 지도를 펴면 '감삿갓면'이라는 독특한 지명이 눈에 들어오는데 영월의 동남쪽에 위치해 있다. 고려시대에는 밀주.. 2010. 3. 1.
양평 소나기마을 황순원문학관 탐방 양평 소나기마을 황순원문학관 인간의 본성을 아름답게 그려낸 '소나기' 마을을 탐방하다 글·사진 남상학 어린 시골 소년과 도시에서 온 소녀의 순수한 마음과 추억을 아름답게 그려낸 황순원 문학의 백미 . 소설 속의 아름다운 장면들을 추억할 수 있도록 꾸며진 황순원문학촌 소나기 마을이 양평군에 마련되었다. 수도권 최고의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고 있는 양수리와 북한강카페촌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이곳에는 야외 소나기마을의 주요 장면을 테마로 한 공원과 황순원 선생의 작품 생활을 집대성해 놓은 문학관, 황순원 묘역 등이 들어서 있다. 북한강을 왼쪽으로 끼고 오르다가 문호리에서 지방도 352번을 가다보면 소나기 마을 안내판이 보이므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라고 쓴 돌비에서 올려다 보면 우측으로 언덕 위에 세운 건물.. 2009. 12. 3.
보길도, 옛 시인의 유토피아 보길도 옛 시인 윤선도(尹善道)의 유토피아 - 윤선도의 시심 일깨운 수려한 풍광 - 글·사진 남상학 세상에 곧은 마음을 전하고자 했으나 돌아온 것은 외로운 유배생활 뿐이었던 윤선도(1589~1671). 그에게 보길도는 고독함까지도 감싸 안아주는 그만의 유토피아가 아니었을까. 한 때는 정치인으로서 난정을 바로잡고자 상소를 올렸으나 오히려 유배되고, 왕명으로 복직되었어도 중상모략으로 또 다시 유배생활을 했던 그. 결국 속세를 벗어나 은둔생활을 하려 제주도로 가던 중 풍랑을 피해 잠시 머물게 된 보길도의 아름다운 풍광에 반해 그 곳에 눌러앉게 된다. 특히 은둔 중에 지은 , 등 주옥편의 작품을 남겨 국문학에 큰 획을 그은 윤선도는 세연정, 동천석실, 낙서재 등 그가 사랑한 그만의 유토피아, 보길도에서 생을 마.. 2009. 10. 18.
구상문학관 탐방, 구도의 길 떠난 문단의 선비 왜관 구상문학관 구도의 길 떠난 문단의 선비 (경북 곡군 왜관읍 왜관리 785-84, 054-973-0039 ) 글·사진 남상학 구상문학관을 보기 위하여 구미에서 왜관으로 차를 몰았다. 구미에서 왜관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왜관(倭館)은 조선시대 일본인이 건너와서 통상하던 곳이었다. 본래 왜관은 일본인들로 하여금 왕래하며 통상을 하고 일본 사신의 유숙을 위해 설치한 공관의 일종이었다. 당시 왜관이 설치된 곳은 부산을 비롯하여 서울과 낙동강변 등 10개였는데, 칠곡의 왜관은 유독 그 지명이 현재까지 그대로 존속되어 왔다. 세월과 함께 남아 있어야 할 왜색의 잔재가 사라진 소도시 왜관읍에 우리나라 현대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구상문학관이 세워졌다. 그의 문학관이 이곳 왜관에 세워진 이유는 구상 시인의 본적.. 2009. 5. 26.
부여 신동엽 생가 탐방, 저항시인 신동엽의 삶의 자취를 찾아서 부여 신동엽 생가 탐방 저항시인 신동엽의 삶의 자취를 찾아서 글·사진 남상학 시인 신동엽(申東曄·1930~1969)의 자취를 찾아보기 위하여 신동엽문학관과 생가를 방문했다. 누구보다 분단조국의 현실을 아파하고 엇나간 역사를 준엄하게 꾸짖다가 서른아홉에 타계했으니, 그의 죽음이 많은 문학도들에게 안타까움으로 남아있는 터였다. '껍데기는 가라'와 '진달래산천', '금강'으로 대표되는 그의 절창은 지금도 우리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시인 신동엽은 충남 부여 출신이다. 1930년 8월 18일, 왕도 부여에서 태어난 그는 역사의 흐름 가운데에 서 있었다. 어린 시절 일제강점기를 직접 겪으며 살았으며, 그 과정에서 일본에 수탈되는 농민들의 피폐한 삶, 그리고 그러한 민중의 눈물을 보았다. 또 6·25전쟁을 겪으면서.. 2009. 5. 7.
남원, 최명희의 대하소설 '혼불'의 무대 전북 남원 최명희의 대하소설 '혼불'의 무대 일본풍 '서도역' 벚꽃 한창, '혼불문학관' 축소 모형도 볼거리 글, 사진 정보상 (여행작가, 와우트래블 운영) 봄볕이 따사로운 오후의 옛 서도역(書道驛). 활짝 피어난 벚나무 고목이 회춘을 하고 있다. 파랗게 물들어 있어야 할 하늘은 봄기운에 나른해진 탓인지 화사한 벚꽃 색과 닮아 있을 뿐이다. 대합실은 폐쇄되었고 시그널 조작기도 모두 내려진 채 플랫폼에는 초조한 기다림도 홀가분한 발걸음도 없다. 침엽수 세 그루만 뒤뜰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이제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전주 발 남원 행 완행열차. 그러나 곧 도착할 것 같은 플랫폼에 서면 먼 여행을 떠나는 나그네 같은 설렘이 바람난 봄처녀 가슴 같다. 옛 서도역은 전라선의 구간 중 오수(獒樹)와 남원사.. 2009. 4. 10.
충북 옥천, ‘모던 뽀이’ 지용을 키운 ‘향수’의 고향 충북 옥천(沃川) ‘모던 뽀이’ 지용을 키운 ‘향수’의 고향 정윤수 문화평론가 고향! 이 말은 머지않아 사어(死語)가 될 비극적 운명을 지닌 말이다. 고향! 고향이라, 어쩌면 이 말을 들으면서 명치끝이 찌르르 아파오는 그런 세대가 한 번만 지나가면, 그러니까 지금의 30, 40대가 노년이 되는 21세기 중엽에 이르면 한반도의 인류에게 ‘고향’이란 큰 도시의 청결하게 단장된 산부인과나 병원쯤을 가리키는 단어가 될 것이다. 개인적 경험을 말한다면, 나는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딸애와 3학년에 올라가는 아들 녀석에게 제대로 그들의 고향을 가르쳐준 일이 없다. 몇 번 시도는 해보았다. 우선은 생물학적으로 두 녀석 모두 시내의 큰 산부인과 병원에서 태어났으므로 어쩌다 시내 나들이 나갈 때 “이 녀석들아, 너희 고.. 2009. 1. 17.
만해 한용운이 만년을 지낸 심우장 (尋牛莊) 심우장(尋牛莊) 총독부를 향하기 싫다며 북향으로 지은 집 글·사진 남상학 서울지하철 4호선을 타고 한성대입구에서 내려서 성북동으로 가는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려 다시 달동네를 오른다. 좁디좁은 골목길에서 소나무 한 그루가 유난히 푸른 집이 심우장(尋牛莊:서울 성북구 성북동222-1,2)이다. 심우장은 3.1운동 때 33인 중 불교계의 대표인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1879-1944) 선생이 53살(1933년)에 짓고 65살에 입적할 때까지 산 집이다. 그러니가 심우장은 만해가 만년을 보낸 곳이다. 심우장을 짓게 된 경위는 이러하다. 3.1운동에 적극 가담한 죄목으로 3년 동안의 옥고 끝에 출옥한 한용운 선생이 성북동골짜기 셋방에서 빈한한 생활을 하고 있을 때 그때 벽산(金碧山) 스님이 자기가 초.. 2008. 9. 26.
동리․목월문학관, 천년 고도 경주에 번지는 문학의 향기 경주 동리․목월문학관 천년 고도 경주에 번지는 문학의 향기 - 한국문단의 양대 산맥을 이룬 문단의 거봉 - 글·사진 남상학 경주가 낳은 우리 문단의 두 거목(巨木). 동리 선생과 박목월 선생은 경주 출신으로 한국문단의 양대 산맥을 이룬 문단의 거봉들이다. 이 두 분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문학관이 경주 불국사 입구 맞은편(경주시 진현동 551-1)에 세워졌다. ‘동리․목월문학관’이라 명명한 건물 안에는 이 고향에서 성장한 두 문학인의 발자취들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뜻있는 문인들을 중심으로 동리ㆍ목월기념사업회를 결성하고 이들이 경주시의 협력을 얻어 2006년 3월24일에 개관한 것이다. 지난 번 경주에 왔을 때 불국사에 들어가는 입구에서 문학관 안내표지판을 본 터라 차는 불국사 주차장에 세워두고 산책을.. 2008. 8. 14.
질마재, 석양빛 물든 서해에 미당의 詩心 출렁이네 고창 질마재 석양빛 물든 서해에 미당의 詩心 출렁이네 친일 논란 서정주 시인의 고향, 생가 인근엔 미당시문학관 자리잡아 정윤수 문화평론가 질마재 마을 풍경 ‘리셋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 컴퓨터의 전원 버튼 옆에 ‘reset’이라고 적힌 버튼이 있는데, 작업을 시작하거나 끝내기 위해 절차에 따라 누르는 것이 전원 버튼이라면, 이 ‘리셋’ 버튼은 컴퓨터 작업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오류를 일으키거나 자신이 뜻한 바와 상관없이 오작동할 때, 모든 상황을 ‘원점’으로 돌려버리는 ‘강제’ 버튼이다. 컴퓨터 게임에 몰입한 사람들이 게임이 불리한 상황으로 몰리거나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을 때, 이 버튼을 눌러 모든 것을 ‘원인무효’로 돌려버리기 위해 쓰기도 한다. 그런 증후군, 그러니까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려버리.. 2008. 7. 7.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 실개천 흐르는 ‘향수’의 고장 옥천을 가다 정지용생가와 문학관 실개천 흐르는 ‘향수’의 고장 옥천을 가다 글·사진 남상학 옥천의 구읍(옥천군 옥천읍 하계리) 실개천이 흐르는 조용한 마을에 고향의 정경을 오롯이 그려낸 시인 정지용의 생가가 자리하고 있다. 지용 생가를 찾아가는 여정은 그의 대표작인 ‘향수’나 ‘백록담’이 주는 감동만큼이나 가슴 설렌다. 정지용은 일제강점기에는 친일 시인이라는 누명으로, 6·25 이후엔 월북시인으로 낙인이 찍혀 그의 작품 모두를 판금시키고 학문적인 접근조차도 금지시켰다. 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난 1988년에서야 그의 작품은 해금 되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게 되었다. 이렇듯 시대의 희생양으로 질곡의 현대사와 그 궤적을 함께 그려온 시인이었기에 그의 생가를 찾는 발길은 더욱 애틋하다. 경부고속도로 옥천I.C를 나오면 신호.. 2008. 6. 4.
시인 수주 변영로기념비를 찾아서 시인 수주 변영로기념비를 찾아서 우관동 기자 서울 화곡동 강서구청앞 도로에서 서쪽으로 계산동까지 경인 고속도로와 나란히 뻗은 왕복 8차선 도로가 있다. 그 도로의 부천과 서울의 경계지점인 곳에서 하는 고강 지하차도 공사로 인하여 공사차량이 부산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지하차도 개통식 2005. 11월 24일). 바로 그곳 삼거리 교차로에는 우리에게 를 비롯한 뛰어난 기교적 시와 신랄한 해학, 풍자의 수필로 유명한 민족시인 수주 변영로(樹州 卞榮魯)의 기념비(동상)와 시비가 아름답게 세워져있다. 이번 도로확장과 포장, 지하차도 공사와 더불어 세운 것이다. 지리적으로는 고강동이며 서울에서 태어난 변영로 시인께서 어린 시절 문학의 둥지를 틀었던 곳으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작은 안내판만이 있었던 곳이다.. 2007. 11. 30.
초인(超人)의 시인, 이육사 문학관 탐방 안동 문학기행 초인(超人)의 시인, 이육사 문학관 탐방 - 경북 안동시 도산면 원천리 - 글·사진 남상학 도산서원에 들른 김에 2년전 한번 다녀온 적이 있는 이육사문학관을 다시 찾았다. 참가자 대부분 이육사문학관은 처음이라며 내게 안내를 부탁해서였다. 안동시는 경북 안동시 도산면 원천리 900번지(불미골), 이육사((李陸史)의 고향 땅 2,324평의 대지 위에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2004년 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이육사문학관을 건축, 개관하였다. 이육사문학관은 그의 출생지인 원천리 불미골 2300평의 터에 건평 176평,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다. 1층에는 선생의 흉상과 육필 원고, 독립운동 자료, 시집,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고, 조선혁명 군사학교 훈련과 베이징 감옥생활 모습 등.. 2007. 9. 17.
지조(志操)의 시인, 지훈문학관 문학기행 지조(志操)의 시인, 지훈문학관을 찾아서 - 생가 호은종택과 시(詩) 공원 - 글·사진 남상학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고이 접어서 나빌네라. 파르라니 깍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 조지훈의 제1연 - 경북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 영양군 영양읍을 지나 일월산 자락 주실마을로 가는 국도변은 야트막한 산이 인상적이다. 워낙 오지(奧地)여서 험준한 산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와는 전혀 다른 풍광이다. 주실 마을엔 청록파(靑鹿派) 시인(詩人) 조지훈의 생가와 조지훈 문학관이 있다. 이 문학관에선 조지훈 시인의 작품 세계와 가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영양읍을 지나 문암 삼거리 길에서 봉화 방향으로 31번 도로를 타고 조금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2007. 9. 8.
관동팔경의 으뜸, 경포대(鏡浦臺)에 올라 강릉 경포대 관동팔경의 으뜸, 경포대(鏡浦臺)에 올라 글·사진 남상학 강릉 경포대는 경포호 서쪽 수변의 야트막한 언덕 위에 세워져 있다. 이 정자는 고려 충숙왕 13년(1326년)에 강원도 안렴사(按廉使)였던 박숙정(朴淑貞)이 당시의 인월사(印月寺) 옛터에 세웠던 것을 조선 중종 3년(1508년) 강릉 부사 한급(韓汲)이 지금의 자리에 옮겼고, 여러 차례의 중수 끝에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정면 5칸, 측면 5칸 규모인 단층 겹처마 팔작지붕으로 되어 있는 이 건물은 내부의 높이를 달리하고 흙과 마루를 적절히 사용하여 좋은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누정에 올라서면 넓은 호수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호수에 비친 달의 운치와 바다 위로 떠오르는 일출의 장관을 함께 볼 수 있다. 특히 경포대로 오르는 언.. 2007. 7. 19.
강릉 초당동에서 허난설헌 · 허균을 생각하다 허난설헌 · 허균 남매의 고향 강릉 강릉 초당동에서 허난설헌 · 허균을 생각하다 글·사진 남상학 강릉 가는 길에 강릉 경포대 옆에 있는 초당(草堂)마을을 찾아갔다. 강원도 강릉에 있는 허난설헌 생가터는 조선 시대 최고의 여류문인 허난설헌의 예술혼과 문학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곳이다. 그곳 울창한 송림 속에는 멀리 중국에까지 이름을 떨친 여류시인 허난설헌(許蘭雪軒, 1563~1589)과 최초의 한글소설 홍길동전(洪吉童傳)을 쓴 그의 동생 허균(許筠, 1569~1618)의 유년이 살아 숨 쉬는 생가 터가 있기 때문이다. 경포 호수 옆길을 따라 강문까지 간 다음 송림 우거진 마을로 들어가면 거기가 바로 초당이다. 강원도 문화재 자료 제59호로 지정된 이곳은 생가를 비롯해 허균·허난설헌 기념관과 기념 공원.. 2007. 7. 18.
메밀꽃 필 무렵엔 이효석을 찾아 봉평으로 가자 봉평 문학기행 메밀 꽃 필 무렵엔 봉평으로 가자 - 가산(可山) 이효석(李孝石)의 문학적 향기를 찾아 - 글·사진 남상학 메밀꽃이 폈드라 / 새하얗드라 여름내 흰구름이 / 엉덩이 까 내리고 / 뒷물하던 자리 바람의 칼날에 몰려 / 벼랑 끝에 메밀꽃이 / 울고 있드라 끝내 아무도 없드라 / 메밀꽃은 대낮에도 / 달밤이드라. - 나태주의 ‘메밀꽃이 폈드라’ 전문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길이 좁은 까닭.. 2006. 7. 12.
통영의 청마문학관(靑馬文學館) - 청마의 詩와 사랑 통영 문학기행 통영의 청마문학관을 찾아서 - 청마의 詩와 사랑이 깃든 곳 - 글·사진 남상학 통영의 유난히도 맑은 하늘과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자란 청마 유치환은 통영의 바다를 바라보며 이렇게 노래했다. '동양의 나폴리’로 불리는, 그림 같은 다도해 품에 안은 한국제일의 미항(美港) 통영은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와 설렘이 있는 곳이다. 남망산 공원에서 바라보는 통영항의 모습은 한려수도 뱃길에 보석처럼 뿌려놓은 섬들과 아름다운 해안의 굴곡이 육지와 너무나 잘 어울린다. 나의 귓전을 쉼 없이 울림하고 스쳐가는 바람이여 창망히 하늘과 바다의 끝간 데 없음이여 하염없이 닥아치는 파도여 - 그리움이여 옷자락처럼 네게로 네게로만 향하는 그리움이여 나는 눈을 감는다. 나는 없다. 아니다, 나만 있다. 아슬한 하늘 .. 2006. 5. 17.
안성 편운문학관(片雲文學館), '고독의 시인' 조병화의 삶과 시 안성 편운문학관 탐방 ‘고독의 시인’ 조병화의 삶과 시(詩) 글·사진 남상학 봄빛이 화사한 날, 햇빛 따스한 봄길을 따라 차를 몰고 안성으로 달렸다.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난실리에 있는 편운문학관을 찾아가기 위해서였다. 서울에서 오산이나 용인을 거쳐 이동(송전)에 이른 다음, 계속 외길을 따라가면 곧바로 조병화의 고향인 난실리가 나온다. 용인에서는 45번 국도, 오산에서는 302번 지방도를 타면 된다. 이곳은 안성군과 용인시의 경계선상이다. 다른 방향에서 오려면 고삼이나 양성면 쪽에서 오는 길도 있다. 여기 삼거리에서 송전 방향 쪽의 다리를 건너면 양성면 난실1리다. 야트막한 산언덕, 넓은 평야, 그리고 고기도 살찐다는 '어비리'(이동) 저수지가 펼쳐져 있는 곳이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른편 길가에 '편.. 2006. 5. 14.
가사문학(歌辭文學)의 산실 담양을 찾아서 담양 문학여행 가사문학(歌辭文學)의 산실 담양을 찾아서 - 죽향(竹香)·문향(文香)·사림(士林)의 고장 - 글·사진 남상학 ▲담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나무 숲 일찍이 담양을 두고 죽향(竹香)·문향(文香)·사림(士林)의 고장이라 일컬어 왔다. 예로부터 대나무 숲이 울창한 담양은 죽세공품으로 이름난 고장이었다. 그만큼 기름진 평야와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곳이어서 심성이 깨끗하고 인심 좋기로 소문이 나 있다. 또 면앙정 송순(宋純)을 비롯하여 고경명, 기대승, 임제, 정철 등 조선 중기의 기라성 같은 선비들이 나라를 걱정하며 학문과 문학을 발전시켰던 땅이다. 특히, 담양은 가사문학을 비롯한 국문학의 산실이었다. 문학이나 풍류를 떠나서는 그곳을 말할 수 없을 만큼, 담양은 문학과 예술이 넘쳐나는 곳이다. .. 2006. 4. 9.
김영랑(金永郞) 생가에서 만나는 '찬란한 슬픔' 강진 김영랑 생가에서 만나는 ‘찬란한 슬픔'의 봄 - 남도에 피어난 순수 서정의 세계 - 글·사진 남상학 유홍준의 - 남도답사 1번지 강진· 해남 편에 소개되어 널리 알려진 김영랑 생가를 찾아가는 발걸음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 서울에서 가려면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호남고속도로를 달려 장성을 지나 광산 나들목에서 호남고속도로를 빠져나간다. 나가자마자 만나게 되는 1번 국도에서 좌회전하여 곧바로 만나게 되는 삼거리에서 13번 국도로 우회전하여 나주 방향으로 간다. 13번 국도를 달리다가 다시 22번 국도를 만나는 삼거리가 나오면 우회전하여 나주 방향의 22번 국도로 간다. 22번 국도를 따라 나주까지 간 후 나주에서 영암으로 빠지는 13번 국도로 들어가야 한다. 이 13번 국도를 따라 영암을 .. 2006. 2. 27.
인제 백담사와 만해마을, 만해 한용운의 시혼이 살아 숨쉬는 곳 인제 백담사와 만해마을 만해 한용운의 시혼이 살아 숨쉬는 곳 글·사진 남상학 만해 한용운의 가르침과 향기를 찾으려면 그의 고향 땅 홍성의 만해 생가와 그의 생애에서 지조와 절조로 일관한 서울 성북동의 심우장, 서울 남한산성의 만해 기념관, 그리고 만해 정신의 산실 내설악 백담사와 만해마을을 들 수 있다. 그 중에서 백담사 부근에서 만해와 관련되는 자료를 보려면 백담사 경내에 있는 만해기념관과 백담사 입구에서 인제 쪽으로 한참을 내려와 왼쪽으로 다리(만해교)를 건너서 만해마을을 찾아가야 한다. 만해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자 백담사를 행해 오르면 어디선가 바람소리, 시냇물 소리에 섞여 속삭이듯 한 편의 시가 들리는 듯하다.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垂直)의 파문(波紋)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 2006. 2. 18.
국향 그윽한, 미당 서정주(徐廷柱)의 고향 질마재 미당문학관과 생가 국향 그윽한, 미당 서정주(徐廷柱)의 고향 질마재 글·사진 남상학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사 나들목에서 서쪽으로 소요산 자락의 야트막한 고개를 넘으면 신화(神話)의 마을이 있다. 소 등에 얹는 짐받이 ‘길마’처럼 생겼다는 고개 ‘질마재’는 미당 서정주의 고향인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의 이름이기도 하다. ‘질마재엔 한 150호나 살았을랑가. 하나같이 가난을 타고나 전답을 소작하거나 조그마한 배로 생계를 꾸렸다. 그도 저도 아니면 소금막에서 날품팔이를 하고 질마재를 넘어 다니며 어물행상을 했다.’ 미당의 회상이다. 그 마을에서 미당은 열 살까지 살았다. 미당 서정주(徐廷柱)의 고향인 선운리 일대에는 미당의 생가, 폐교를 개조한 미당시문학관, 미당의 묘 등이 들어서 있다. 고향 질마재와 그의 생가(.. 2006. 2. 11.
소설가 김유정(金裕貞)의 향기를 찾아 춘천을 가다 김유정문학촌 김유정 문학의 향기를 찾아 춘천을 가다 글·사진 남상학 강원도 춘천은 천재 소설가 김유정이 태어난 곳. 29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친 그는 고향 춘천을 무대로 한 작품을 여럿 남겼다.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증리에서 만석꾼의 아들로 태어나 금광개발에 실패, 가난과 폐병에 시달리다 29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작가 김유정은 1932년 이곳 실레마을에서 `금병의숙'이란 야학을 열고 농민계몽 운동을 펼쳤다. 한편으로는 , , , , 등 주옥같 은 단편소설 30여편을 남겼다. 짧은 생애를 불꽃처럼 살다간 김유정의 자취는 김유정 문학촌이 위치한 신동면 실레마을을 비롯하여 춘천의 도처에서 그 문학적 향내를 맡을 수 있다. 작품의 산실(産室) 실레마을 실레마을은 여느 농촌 마을과 다름없다. 그러나 당대의.. 2006. 2. 9.
이육사문학관, 치열했던 항일 민족 시인을 찾아서 이육사문학관 치열했던 항일 민족시인을 찾아서 글·사진 남상학 의 작가 ( 054-852-7337 )을 찾아나선 날은 포도 수확이 다 끝나고, 마른 잎이 바람에 날리는 가을이었다. 안동시 도산면 원천리(遠川里), 도산서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찾아가기가 수월했다. 도산의 학문적 자취를 둘러보고 난 다음이라 가벼운 발길로 이육사 문학의 향기를 맡을 수 있어 좋았다. 이육사문학관은 선생의 고향인 원천리 일대 7천669㎡ 생가 터에 연면적 580㎡ 규모로 자리를 잡았다. 내다 보이는 벌판은 낙동강 물이 범람할 때는 물에 잠기지만, 여느 때는 잡초들만 우거진다. 이육사문학관의 개관 이육사 문학관은 항일 민족 시인이자 독립 운동가인 이육사(李陸史.1904∼1944)선생의 문학사상과 나라사랑 정신을 길이 전.. 2005.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