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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문학기행(국내)

대구문학관, 대구 문학의 자부심 조명

by 혜강(惠江) 2022. 3. 21.

 

대구문학관, 대구 문학의 자부심

 

대구 문학의 흐름을 조명할 수 있는 공간

 

 

글·사진 남상학

 

 

 

 

  대구 중구 중앙대로에는 대구 문학의 역사를 조명하고, 50년대 대구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대구문학관이 있다. 대구문학관이 있는 건물은 구 상업은행 건물을 리모델링한 곳으로, 1층과 2층에는 50년대 향촌동의 문화 향수를 체험할 수 있는 향촌문화관이 자리 잡고 있으며, 3층과 4층을 대구 문학의 위상을 재조명하는 대구문학관으로 꾸몄다.

 

 

 

  2014년 문을 연 대구문학관은 대구지역 출신으로 우리나라 근대문학이 본격적으로 꽃피우기 시작한 1920년대부터 60년대까지 대구와 경북지역의 문인들을 다채롭게 소개해 지역의 문단사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먼저 “대구, 명작의 고향-조형물로 다시 태어나다” 코너를 만나게 된다. 여기서는 대구가 많은 명작을 만들어낸 고장이라는 자부심을 보여준다.

 

 

 

  이어 “작가와의 동행-대구란, 문학이란, 인생이란” 코너에서는 당시 문인들이 찾던 술집과 다방, 그들이 표류하던 골목길을 걸으며 그들의 상징적인 이미지와 어록을 길 위에서 만날 수 있다.

 

 

 

  또, ”대구 문학의 아카이브-대구, 문학을 꽃피다”에서는 대구 문학의 발자취와 작가들을 총체적으로 조명할 수 있는 아카이브장으로 시대적으로 조명할 수 있다.

 

  이 코너에는 20년대를 대표하는 지역 문인으로 이상화, 이장희, 현진건, 백기만, 윤복진의 자료가 갖춰져 있다. 30년대에는 이육사, 박목월, 조지훈, 김문집, 이원조, 오일도, 이병각, 장혁주, 이효상, 백신애, 김동리, 장덕조, 이응창, 유치환, 김성도, 한흑구 등이며, 40년대에는 신동집, 이호우, 이영도, 박훈산, 김춘수, 김진태, 이윤수, 구상 등이 있다.

 

 

 

  그리고 50년대에는 여영택, 윤혜승, 김준성, 전대웅, 전상렬, 하근찬, 김윤식과 60년대에는 권국명, 박주일, 이우출, 서석달, 유여촌, 이재철, 이오덕, 장인문, 최정석, 이만택, 원형갑, 예종숙 등의 삶과 작품세계를 담아냈다.

 

 

 

  마지막 “명에의 전당”에서는 일제강점기 한국 근대문학사와 대구 문학을 빛낸 현진건, 이상화, 이장희와의 특별한 만남이 이루어진다.

 

◆ 현진건

 

  대구에서 출생한 빙허(憑虛) 현진건(玄鎭健, 1900~1943)은 1920년 『개벽』지에 단편 소설 「희생자」를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등단하였고, 1921년 발표한 「빈처」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백조(白潮)』 동인으로서 「타락자(墮落者)」, 「운수 좋은 날」, 「술 권하는 사회」, 「불」 등을 발표함으로써 염상섭과 함께 사실주의 문학을 개척한 작가로, 김동인과 더불어 한국 근대 단편소설의 선구자로 평가된다. 장편으로는 「적도」, 「무영탑」 등이 있다.

 

 

 

 

◆ 이상화

 

  역시 대구 출신인 이상화(李相和, 1901~1943) 시인은 초기에는 『백조』 동인에 참가하여 「나의 침실로」(1923)에서 탐미적이고 감상적인 경향을 드러냈다. 그러나 1924년 이후로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1926)와 같이 민족의식을 바탕으로 한 저항 의식과 향토성을 띤 작품을 썼다.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 … (중략) … ⃫//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띄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명이 지폈나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반일 민족의식을 표현한 이 시는 비탄과 허무, 저항이 깔려 있는 이상화의 대표작이다.

 

 

 

 

◆ 이장희

 

  고월(古月) 이장희(李章熙, 1900~1929)는 1924년 『금성』지에 「실바람 지나간 뒤」, 「새 한마리」, 「봄은 고양이로다」 등 5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이후 여러 잡지에 「청천의 유방」 등 30여 편의 작품을 발표하였다.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 이장희의 「봄은고양이로다」 중에서

 

  이 시는 섬세한 감각과 이미지의 조형성을 보여주고 있다. 29세에 요절하였기에 생전에 출간된 시집은 없으며, 사후 1951년 백기만이 펴낸 『상화와 고월』 등에 그의 시가 전하고 있다.

 

 

 

  또, 문학관에는 종군 문인 방송체험실, 명작 갤러리, ‘명작과 춤추다-희로애락’ 시 감상 코너, 1960년대 이전 대구 문단사를 밀랍과 영상물을 통해 알아볼 수 있는 ‘명작 스캔들’이 있다.

 

 

 

  문학관은 대구 지역 문인들과 관련된 자료도 풍부하지만, 시민들이 문학을 좀더 가까이 느끼고 깊이 사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볼거리, 체험시설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기획전시 및 이벤트가 가능한 쇼케이스 전시, 시화전, 강연 등을 열고 있다.

 

  대구문학괸을 보았다면, 1, 2층에 마련된 향촌문화관을 둘러볼 것을 권한다. 1층과 2층의 향촌문화관은 1950년대 피란 시절 문화예술인들의 정신적 고향이었던 향촌동 일원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특별한 문화공간이다.

 

  “우리 이웃이 살아온 한 시대, 향촌동 이야기”라는 주제로 재현한 문화관에는 시인 구상이 단골로 머물렀던 화월여관, 화가 이중섭이 내 집처럼 드나들었던 백록다방 등 많은 문인과 예술인의 문화적 향취를 느낄 수 있다. 유료입장(성인 1,000원, 청소년과 경로 500원)

 

 

 

 

◎상세정보

 

▻주소 : 대구 중구 중앙대로 449 (향촌동 9-1)

▻전화 : 대구문학관 053-421-1231, 향촌문화관 053-661-2331

▻관람 : 09:00~19:00(4~10월), 09:00~18:00(11~3월)

▻휴무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교통 :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4번 출구로 나와 도보 5분, 대구역 2번 출구로 나와 도보 10분,

▻주차 : 근처 공용주차장 이용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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