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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문학기행(국내)

이태원문학관과 이태원길, 소설가 이태원의 문학적 향기에 취하다

by 혜강(惠江) 2022. 3. 20.

 

 

이태원문학관과 이태원길 (대구)

 

소설가 이태원의 문학적 향기에 취하다

 

 

글·사진 남상학

 

 

 

 

 

  경북 대구 북구 동천동에 가면, 소설가 이태원(李台元, 1942~2009)의 고향이자 대표작 『객사』의 무대이기도 한 거리에 이태원의 이름을 딴 문화예술 거리 ‘이태원 길’이 조성되어 있고, 대구시 북구 동천동에 그를 기리는 이태원문학관이 있다.

 

 

문화예술 거리, 이태원 길

 

 

 

  도시철도 3호선 팔거역 4번 출구로 내려와 남쪽으로 조금만 걸어오면 '이태원 길'이라는 아치형 입구를 만날 수 있다. ‘이태원 길’은 대구 출신 소설가 이태원을 기리는 문화거리를 가리킨다. 이태원을 모티브로 한 이태원 문화예술 거리는 팔거역에서 동천 육교까지 720m 이어진다.

 

 

 

  이태원 길을 거닐다 보면 동그라미 모양을 만들어 이태원 길이라는 표시를 해 놓은 곳이 몇 군데 있고, 이태원 작가의 저서를 쌓아서 만든 이태원 기념비가 인상적이다. 마치 녹이 슨 것처럼 보이지만 녹슨 것이 아니고 빈티지 효과를 위해 의도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문화예술 거리인 만큼 각종 공연을 할 수 있는 2개의 광장과 4개의 거리공연 무대가 마련돼 있다. 입구는 물론 거리 곳곳에 다양한 형태의 안내판이 마련돼 있고, 셉테드 시스템과 경관 가로 조명도 갖췄다. 특히, 2020년 공공미술 설치작품 ‘객사를 그리다’는 감탄을 자아낸다.

 

 

 

  그리고 광장 왼쪽, 책 사진으로 랩핑 되어 있는 건물은 사진 촬영지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벽면 전체가 마치 도서관의 거대한 책장에 책이 가득 꽂혀있는 모습으로 꾸며져 있어 착시현상을 불러오게 한다.

 

 

 

노란색으로 단장된 이태원문학관

 

  이 문화예술의 거리 ‘이태원 길’ 끝에 이태원문학관이 있다. 아름드리 느티나무 아래에 이태원 소설가의 동상이 놓여 있다.

 

  문학관 건물은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온다. 컨테이너 3개를 연결한 독특한 구조로 건물 전체가 노란색이다. 이태원 길의 전체적인 색감이 푸른색 계통이라 더욱 눈에 띈다.

 

  건물 중앙에 있는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가면 2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왼쪽 공간은 전시실이다. 이태원의 생애와 문학 연대기, 작품은 물론 개인 소장품도 볼 수 있다.

 

 

 

  오른쪽 공간은 영상관이다. 이곳에선 1981년 출간한 소설을 원작으로 한 KBS 동명의 드라마 『개국』이 상시 상영되고 있다. 이태원문학관은 규모는 작지만 개방된 곳에 있어 시민들과 교감하고 소통하기에 최적화된 공간이다.

 

 

 

 

이태원의 삶과 문학

 

 

 『객사』, 『개국』의 작가 이태원(李台元, 1942~2009)은 경북 칠곡군 칠곡면 읍내동 교동마을(현 대구광역시 북구 읍내동 교동마을)에서 태어났다. 경북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태원의 부친은 전매청 소속 공무원이었기에 이태원은 유복한 유년을 보낼 수 있었고, 우등생이며 독서광이었다. 1955년에 칠곡초등학교, 1961년에 경북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러나 1960년 4·19 혁명 이후 가정형편이 어려워지자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군 복무를 마친 뒤 구로공단 등에서 잡역부 생활을 하며 틈틈이 문학 창작활동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1970년, 『동아일보』 창간 50주년 기념 현상모집에 장편소설 『객사(客舍)』가 당선되어 화려하게 중앙 문단에 진출했다.

 

 『객사』는 일제 강점기와 3.1 만세운동, 신사 건립 반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역사 소설이다. 작가의 고향 칠곡의 향교를 중심으로 향교 유지와 신사 건립을 둘러싼 유림과 왜인들의 갈등과 그 속에서 처참한 파국을 맞는 천한 고지가 가족에게서 싹트는 항일과 저항의식을 잘 녹여냈다는 평을 받는다.

 

  이 작품은 삼일절, 광복절 특집 드라마로 각색되어 방송되었고, 1979년 국립극단이 3.1절 60주년 기념 연극으로 무대에 올려 주요 도시에 순회 공연되었다.

 

 

 

  이후 『신동아』에 「졸고 있는 말」(73)을 발표했고, 1975년을 기점으로 인권탄압 시대에 작가들이 항거하면서 만든 자유 실천 문인협회에 가입해 고은, 이호철, 이문구, 박태준, 황석영 등과 함께 민주화를 위한 활동을 하면서 노동작가라는 이름을 얻기도 했다.

 

  그 후 노동작가에서 역사작가로 변신한 그는 1978년 대하소설 『개국(開國)』을 대구매일신문에 연재했고, 1980년대에는 대하소설 『낙동강』을 역시 대구매일신문에 연재했다.

 

 

 

   장편으로는 「객사」, 「개국」, 「낙동강」, 「0의 행진」, 「초야」, 「꿈꾸는 버러지들」, 「가로등」 등이 있고, 중편으로는 「유야무야」, 「우리들의 봄 춘자」, 「단양 아리랑」, 단편으로는 「밤길」, 「졸리고 있는 말」, 「돌을 던져라」, 「사명」, 「하늘이여 땅이여」 등 수십 편의 주옥같은 작품을 남겨놓고, 2009년 3월 8일 그의 나이 67세 나이에 폐암으로 생을 마감했다. 그의 소설은 하나같이 핍박받고 그 속에서 처절하게 살아가는 민초들의 삶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문학관 주변, 이태원 길에는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문학관과 주변 광장에서 다양한 볼거리로 즐겼다면 이제 미각을 만족시킬 차례다. 이태원 길에 있는 ‘조돌해녀’(동천동 904-3, 053-326-7277)에서는 ‘조돌탕’을 비롯한 각종 해산물 요리를 낸다.

 

 

 

  ‘고기 굽는 남자’(동천동 897-1, 053-323-5933)에서는 목살, 항정살, 갈매기살을 맛있게 구워준다. 또 ‘유가네닭갈비’(동천동 899-4, 053-322-9233)에서는 닭갈비를 먹고 난 후 볶아주는 볶음밥이 일품이다.

 

 

◎상세정보

 

►주소 : 대구 북구 동천동 897-8 / 전화 070-4647-3009

►관람 : 화~토 12:00~21.00 (휴무일 : 매주 월, 일요일)

►교통 : 대구 지하철 팔거역 3호선 4번 출구 도보 7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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