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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여행기 및 정보/- 서해

승봉도 1박 2일 패키지 체험기

by 혜강(惠江) 2024. 4. 27.

 

승봉도 1박 2일 패키지 체험기

 

숙식, 갯벌체험, 선상낚시, 어선그물체험, 해안 데크길 ·  산림욕장 걷기,  섬 관광을  한번에

 

글·사진 남상학

 

 

   승봉도는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42km 해상에 있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자월면 승봉리, 면적은 2.22, 해안선 길이 9.5km, 산의 높이 93m의 작은 섬이다. 봉황이 하늘로 올라가는 듯한 모양새를 가졌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북쪽으로는 자월도, 서쪽으로는 대이작도, 서북쪽으로 덕적도, 문갑도가 있다.

  대개의 섬마을이 그렇지만, 사람과 차가 적어 깨끗한 자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고, 또 승봉도만이 가진 독특한 매력으로 여행객들을 유혹하는 사랑스러운 섬이다. 아름다운 해변, 고운 백사장을 지닌 이일레해수욕장, 소나무가 유독 많은 산림욕장, 촛대바위, 코끼리바위, 부채바위 등 해안의 볼거리가 많다.

 

 

  그런데 승봉도가 요즘 관광객들에게 큰 사랑을 많는 이유는 따로 있다. 섬에서 운영하는 1박 2일 패키지 상품 때문이다. 숙박과 식사(3식), 갯벌체험, 선상낚시, 그물체험, 산림욕장과 해안길 걷기, 섬의 주요 볼거리 관광을 하나로 묶어, 관광객이 신경 쓰지 않아도 다양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상품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곳 중에서 패키지 상품을 내실 있게 운영하는 곳은 단연 <승봉선창, 선창휴게소>이다. 이곳은 승봉선착장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을뿐더러 펜션과 식당, 차량, 어선을 자체적으로 두루 갖추고 있으며, 무엇보다 오랜 기간을 통하여 쌓아온 경험과 관광객에게 기울이는 정성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승봉선창>의 1박 2일 패키지

1. 장소 : 승봉선창, 선창휴게소 (전화 : 032-831-3983, 010-7157-4089)

2. 패키지 내용 : 숙박, 식사(3식), 갯벌체험, 선상낚시, 그물체험, 산림욕장 걷기, 해안 데크길 걷기, 섬 주요관광지 탐방 등 (일정과 식사 메뉴는 물때, 현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

3. 요금

(1) 1박 2일의 경우

일~목 158,000원(3인 이하), 138,000원(4인 이상),  금~토 170,000원(3인 이하), 158,000원(4인 이상)

(2) 2박 3일 의 경우

일~목 208,000원(3인 이하), 198,000원(4인 이상),  금~토 230,000원(3인 이하), 208,000원(4인 이상)

(3) 당일인 경우 : 금, 토, 일, 공휴일 60,000원 (10명 기준 1인 요금)

4. 기타 

*성수기에는 기존 요금에 10% 할증요금 적용

*여객선 선표 예약 서비스 제공(승선료는 별도, 각자 부담)

*낚싯배 출조시 낚시를 위한 모든 채비 제공

 

일정에 따른 여행스케치

 

●첫째 날

  오전 8시 30분, 인천항에서 승봉도행 코리아피스호를 탔다. 채 2시간도 안 되어 승봉도에 도착, 대기하고 있는 대형 봉고차를 타고 바로 앞 숙소로 향했다. 숙소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인데, 여행자의 편의를 위해 숙소의 버스로 우리를 데리러 왔다. 감동이다. 숙소에 도착하여 민경용 사장으로부터 오늘 일정에 대하여 설명을 들었다. 방 배정 후 바로 갯벌체험이라고 서두르라고 했다.

 

 

갯벌체험

 

  짐을 풀고 바로 버스를 타고 갯벌체험장으로 이동했다. 첫 일정인 갯벌체험은 승봉도 해안에서 바지락을 캐거나 소라, 게, 고둥을 잡는 것이었다. 어른들보다는 어린아이들에게 적합할 것 같았다. 봉고를 타고 도착한 곳은 승봉 마을 뒤쪽 해안이었다.

  갯벌체험장에 도착하니 장화, 호미, 바구니가 지급되고 곧바로 갯벌로 투입되었다. 우리는 약 1시간 남짓 승봉도 해안 경치를 감상하며 소라, 고둥, 게를 잡았다. 나는 허리 굽혀 바지락을 캐는 대신 소라나 잡을까 하여 해안을 두루 헤맸지만, 소득은 자잘한 소라 몇 개, 옛날 어렸을 적 이작도에서 갯벌을 뒤지며 소라와 고둥을 잡던 추억을 되살리는 것으로도 행복했다.

 

 

선상 그물체험

 

  꽃게찜, 간자미 무침, 해물칼국수로 나온 푸짐한 점심을 마친 뒤, 지급된 구명조끼를 입고 어천에 올랐다. 그물체험을 위해서였다. 그물을 놓은 바다는 잔잔했다. 선장 외에 선원 2명, 관광객은 우리 일행 4명을 포함, 모두 15여 명 정도,

  선장의 신호에 따라 선원 두 명이 부표로 표시된 그물의 줄을 배에 고정하고 난 후 그물이 올라왔다. 그물에서는 간자미(가오리의 새끼)가 줄줄이 올라오고, 그물에 걸린 간자미를 따내는 작업은 관광객의 몫이었다. 간자미 외에 제법 큰 키조개도 몇 개 걸려 올라왔다.

  그 후 다른 장소로 이동하여 같은 방법으로 주꾸미잡이 소라 줄이 당겨졌다. 빈 소라껍데기 속에 은둔해 있던 주꾸미가 선원의 재빠른 손놀림으로 갑판으로 내동댕이쳤다. 처음 보는 장면이 어찌 그리 신기하던지. 물살이 센 사리 때에는 선상 낚시가 적합하지 않아 선상낚시는 시행되지 않았다.

 

 

 

 

부두치 해안데크 걷기, 신황정, 촛대바위 탐방

 

  선착장으로 돌아와 우리는 구명조끼를 벗고 전용 버스에 올랐다. 부두치 해안 탐방로를 걷기 위해서였다. 부두치 해안은 선착장에서 가장 먼 끝자락에 있다. 해안 탐방로 앞에서 사진을 한 장 찍고 목조 데크 탐방로를 따라 목섬 앞 팔각정까지 편안하게 걸었다

  이미 물길은 밀물 때여서 데크 가까이 와 있었다. 잔잔한 바다는 마치 호수 같고, 바로 앞 목섬이 바라보이는 곳에 세운 정자까지 바람을 즐기며 걸어가는 멋이 예사롭지 않다. 목섬 뒤로 금도(검도)가 보인다.

 

 

  해안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산쪽 계단을 오르니 온갖 꽃으로 단장한 작은 공원이 있다. 올려다 본 산정에 신황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전망 포인트인 정자에 오르면 주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로 앞에 사승봉도와 대이작도가 바로 눈앞에 누워있고, 덕적도까지 환히 보인다.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촛대바위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촛대바위 가는 길’ 표지판을 따라 섬 정취를 한껏 느끼며 길을 걸었다.

 

 

승봉도 촛대바위

 

  한참 산길을 걷다 보니, 내리막길이 시작되고 곧바로 해안이 보인다. 데크를 따라가니 넓은 바다와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솟은 촛대바위가 곧 드러났다. 침식과 풍화작용으로 산줄기가 파여나가고 해변에 홀로 우뚝 선 바위가 마치 촛대처럼 생겼다. 동해 추암에는 비교가 안 되지만, 홀로 서 있는 모습이 누군가를 간절히 기다리는 모습 같아서 안쓰러워 보인다. 촛대바위를 보고 데크를 따라 다시 되돌아 나와 북쪽으로 이동하면 다시 해안도로다.

 

 

작은선배카페

 

  이어 걷다보니, 해안에 작은선배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섬의 외딴 해변에 카페라니! 마을이 없으니 주민은 올 리가 없고, 오직 관광객들을 위한 카페다. 규모는 작지만, 카페 안팎을 예쁘게 단장했다. 바다를 향하여 바람개비가 돌고 조각배 모형이 귀엽다.

  외부 벤치도 넉넉해서 주말에는 이용객들이 꽤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카페 앞 벤치에서 바라보면 왼쪽으로 자월도, 정면으로 황서도, 부도 뒤로 멀리 영흥도 화력발전소의 굴뚝들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우리는 버스를 타고 식당에 도착했다. 저녁 식탁에는 생선회, 해물찜, 매운탕이 올라왔다. 여종업원이 회 접시를 들고 다니면서 필요하면 더 드시라 권하는 인심이라니, 식탐이 아니라도 포식할 수밖에 없는 하루를 행복감 속에 마감했다.

  숙소와 들어와 TV를 켜니 밤새, 내일 아침까지 비가 온다는 예보였다. 하늘의 일이니 어쩌겠는가? 몹시 어렵지 않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둘째 날

 

  아침 일찍 눈을 떠보니 예보대로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가 좀 와도 계획대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한다. 그 대신 각 개인에게 우비를 지급한다고. 그 준비성이 대단했다. 그런데 아침을 들고 나니 짙게 내려앉았던 구름도 걷히고 비가 멈췄다. 감사했다. 오늘의 일정은 산림욕장 체험 후 작은 선카페 앞에 모이면 버스가 와서 부채바위와 코끼리바위를 들러보는 일정이다. 아침밥을 든든히 먹고 버스에 올랐다.

 

이일레 해수욕장

 

  먼저 찾아간 곳은 승봉도에 유일한 해수욕장인 이일레 해수욕장이다. 마을에서 산등성이를 넘어서면 이일레 해수욕장이 눈 아래 펼쳐진다. 4월 하순이라 굳이 해수욕장을 보러 갈 이유가 없었지만, 삼림욕장으로 오르는 길이 이일레 해수욕장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었다.

  섬 남쪽 해안의 이일레 해변은 길이 1,300m, 폭 40m 정도의 백사장인데, 경사가 완만하고 썰물 때에도 갯벌이 전혀 나타나지 않아 어린아이나 노인이 있는 가족이라도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해수욕장으로 적격이다. 모래사장 뒤로 울창한 숲이 펼쳐져 있어 시원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앞바다에는 인근의 무인도가 그리고 백사장 한쪽에는 갯바위가 있어 푸근한 느낌을 전해준다. 비록 철 아닌 지금은 쓸쓸하지만, 한여름에는 마을주민들이 샤워 시설과 매점 등을 설치해서 피서객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고 한다.

 

 

승봉도 삼림욕장 걷기

 

  이일레 해수욕장에서 계단을 오르면 산림욕장이 나온다. 산림욕장 입구에 들어서자 해송이 하늘 높이 뻗어 있어서 제법 그늘을 만들어주고, 신선한 공기가 상쾌함을 안겨준다.

  산림욕장에는 울창한 자생 해송림(침엽수림)이 넓게 분포되어 있어 지난겨울 떨어진 솔잎들이 쿠션 역할을 하여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폭신한 느낌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산림에서 내 품는 피톤치드 때문에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산등성이에 올라 정상으로 향하는 방향을 버리고 목섬, 촛대바위 방향으로 길을 따라 계속 발걸음을 옮기면 '승봉도 해안 산책로'로 이어진다. 내리막길을 내려서니 삼거리가 나타났다. 오른쪽은 목섬 해안 탐방로로, 왼쪽은 촛대바위로 가는 길이다. 목섬 해안탐방으로는 어제 가보았으니 촛대바위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작은선배카페로 가는 길가엔 한창 물이 오르기 시작한 소나무와 푸른 잎의 활엽수들이 산책의 즐거움을 더해 준다. 우리는 카페에 집결하여 버스를 타고 부채바위, 코키리바위를 보기 위해 이동했다. 버스는 주랑죽공원 곁을 지난다.

 

 

주랑죽 공원

 

 해변길  도로변에는 있는 주랑죽공원은 정자, 원두막, 이동용 테이블, 급수대, 간단한 운동기구, 화장실 등 편의시설과 수목, 자생화 등 녹지공간이 있어 방문객이 편안하게 쉴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그 뒤로 보이는 논은 논길이를  기다리고, 논 한가운데서는 한가로이 백로가 날아오른다. 승봉도는 섬이지만, 물이 풍부하고 평지도 제법 넓어 어업이 아닌 농업이 주업이며, 생선량이 많아 자급자족이 충분하고, 그것도 흑미만을 생산한다고 했다.

 

 

부채바위, 코끼리바위 등 주변 기암들

 

  버스는 주랑죽공원을 지나 언덕길을 넘어 코끼리바위로 향하는 데크 길 입구에 내려주고 탐방이 끝나면 다시 데리러 오겠다며 떠났다.

  해안 데크 길 바로 앞에 부채바위가 뚝 솟아있다. 바위의 모습이 부채를 닮았다고 해서 부채바위라고 불리는데 햇빛이 바위에 비친 모습이 마치 금빛처럼 빛나고 있었다. 부채바위가 자리한 바닷가 자체가 아름답기도 하지만 그 아름다움 속에서 한가로이 고동과 조개를 캐는 사람들의 모습이 더 멋져 보인다.

  여기서 잠시 데크길을 따라가면 각종 신기한 모양의 바위가 많아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그 길 끝에 가장 독특한 바위는 파도에 깎이고 비바람에 씻긴 끝에 코끼리가 긴 코를 내밀어 땅에 대고 있는 듯한 신기한 형상의 바위다. 긴 세월 파도에 깎이고 비바람에 씻긴 끝에 만들어졌다. 보는 각도에 따라 문(門)의 형상, 코끼리의 형상으로 보이기도 해서 남대문바위라고도 불린다. 기암괴석이 그야말로 절경이다. 만조에는 접근이 어렵지만, 다행히 썰물 때여서 계단을 내려와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이곳은 갯바위 낚시터로도 적격이다. 우럭과 놀래미가 많이 잡혀 낚시광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낚시꾼이 아니더라도 사리(매달 음력 보름과 그믐 전후) 때 썰물을 따라 나가면 고동을 비롯하여 소라, 낙지 등을 잡는 재미도 쏠쏠하다.

  부채바위, 남대문바위 탐방을 마치고 헬기장이 있는 해안에서 버스를 타고 돌아오면 모든 여행 프로그램은 끝난다. 식당으로 돌아와 점심은 생우럭탕으로 마무리했다.

 

 

  일행 중에는 당일치기로 온 사람들, 2박 3일로 온 사람들도 보였는데 1박 2일이면 가장 적당할 듯, 나는 두 번째 승봉도 패키지여행이었지만 이번 여행에 더욱 만족했다. 그 첫째가 매끼 푸심하고 정성이 깃든 식단이었으며, 둘째는 차량 투입이 신속하여 빈틈없이 진행되었다는 점이었다.

 

 

   2014년에 이어 두 번째 패키지로 참여한 것인데, 그 때보다 훨씬 즐거웠다. 여행을 끝내고 돌아가는 우리에게 반건조 간자미 두 마리씩 나누어주신 센스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큰 선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오후 2시 30분,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승봉도 여행을 마치고 이웃 섬 대이작도행 배에 몸을 실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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