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시티투어버스
인천대교 오르자 모자이크처럼 부서진 황금빛 석양
이환직 기자
▲11월 21일 오후 경인선 인천역을 출발한 인천 시티투어 버스가 인천 차이나타운 제1패루 앞을 지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20일 오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출발한 인천 시티투어 버스는 5분만에 카지노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에 닿았다. 쌀쌀한 날씨에 지붕이 없는 2층 뒤쪽 실외 공간이 아닌 앞쪽 실내에 옹기종기 자리를 잡은 이용객들은 창밖에 시선을 고정했다.
버스가 정문을 지나자 미켈란젤로의 조각상 ‘다비드’를 스테인리스 스틸로 재해석해 만든 박찬걸 작가의 ‘다비드’가 보였다. 이어 청동과 플라스틱으로 만든 황금빛 왕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최정화 작가 작품 ‘골든 크라운’이다. 그 옆 체스가든에선 관광객들이 거대한 체스 판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열중했다.
파라다이스시티를 빠져 나와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안가를 따라 10여분 달리자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 용유역과 횟집들이 나타났다. 이곳에서 무의도를 오가는 배가 서는 잠진도선착장까지는 약 1㎞ 거리. 선착장에서 무의도까지는 배로 5분이면 간다.
용유역을 지나 수도권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 을왕리해수욕장과 왕산마리나가 있는 왕산해수욕장을 지나자 올 1월 문을 연 인천공항 2터미널이 나타났다. 계류장과 활주로뿐만 아니라 머리 위로 낮게 나는 항공기가 손에 잡힐 만큼 가까웠다. 장회숙 문화해설사는 “비행기를 가까이 볼 수 있어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2터미널을 떠나 인천대교에 오르자 모자이크처럼 부서진 황금빛 석양에 물든 서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을 처음 찾았다는 러시아인 관광객은 “아름답다”면서 휴대폰 동영상에 바다와 섬을 담았다. 63빌딩과 비슷한 238.5m 높이 인천대교 주탑을 지나 다리 끝에 다다르자 회색빛 초고층 빌딩 숲이 시야에 들어왔다. 송도국제도시였다.
길이 1.8㎞에 바닷물이 드나드는 국내 최초 해수공원인 센트럴파크를 지나 시티투어 환승센터인 센트럴파크 앞 인천종합관광안내소에서 버스는 2시간 20분간의 운행을 마쳤다.
부인과 함께 시티투어를 즐긴 이운형(73ㆍ서울 용산구)씨는 “이번이 두번째인데, 버스에 가만히 앉아서 여러 곳을 볼 수 있어 좋다”라며 “(바다라인에서 시티라인으로) 버스를 갈아타고 여행을 좀 더 즐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항장에서 인천 내항 거쳐 송도까지… 하버라인
시티투어 매력은 여행 코스 짜기와 운전, 주차 걱정이 없다는 점이다. 인천 시티투어는 여기에다가 과거와 미래, 하늘길과 바닷길이 공존하는 인천 구석구석을 볼 수 있다는 매력이 더해진다. 설ㆍ추석 당일과 월요일을 제외하고 운행하는 인천 시티투어 이용객은 2016년 1만4,422명에서 지난해 2만9,585명, 올해 10월 20일까지 3만6,703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인천 시티투어는 하버라인과 시티라인, 바다라인으로 구성됐다. 장 문화해설사는 “하버라인은 인천 내항과 바다를 매립한 해안을 볼 수 있는 것이 매력”이라며 “시티라인은 소래포구와 모래내시장, 부평역지하상가 등 전통시장을, 바다라인은 바다와 섬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관광공사에 따르면 하버라인은 100년 역사를 간직한 중구 개항장부터 국제도시 송도까지 과거와 미래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서해안 최대 무역항 인천 내항도 경유한다.
차이나타운이 있는 1호선 인천역, 인천연안여객터미널과 인천종합어시장, 송도컨벤시아와 센트럴파크(인천도시역사관),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인천시립박물관), 신포국제시장, 개항장(인천아트플랫폼), 월미문화의 거리 등을 오전 10시부터 30분 간격으로 하루 14차례 돈다.
1호선 인천역에 내리면 차이나타운과 짜장면 박물관, 닭강정과 쫄면으로 유명한 신포국제시장 등을 걸어서 갈 수 있다. 연안여객터미널에선 백령도, 대청도, 연평도 등을 오가는 여객선을 탈 수 있다. 인천종합어시장에선 서해안에서 잡히는 해산물 400여종을 맛볼 수 있다. 녹색기후기금(GCF) 등 유엔 국제기구들이 입주해 있는 G타워 33층에는 전망대가 있다. 태백산맥을 모티브로 디자인된 송도컨벤시아에선 연중 다양한 전시ㆍ컨벤션이 열린다. 인천상륙작전 기념관과 인천시립박물관에는 상륙작전 유물과 자료 등이 있다. 개항장에 내리면 인천개항박물관, 아트플랫폼 등이 가깝다. 인천 앞바다와 함께 바이킹 등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는 월미문화의 거리도 있다.
◇도심여행 ‘시티라인’, 바다여행 ‘바다라인’
인천 도심과 전통시장을 둘러보고 싶다면 시티라인이 제격이다. 시티라인은 송도 센트럴파크와 소래포구역, 모래내시장ㆍ구월시장, 부평역지하상가(부평문화의거리), 인천문화예술회관(먹자골목), 동춘역(스퀘어원) 등을 오전 10시 20분부터 100분 간격으로 하루 4차례 순회한다.
▲ 시티라인
소래포구와 남동구 구월동에 자리한 모래내시장, 구월시장은 볼거리와 먹거리가 넘친다. 토박이들도 길을 잃는다는 세계 최대 크기 지하상가인 부평역지하상가도 놓치기 아깝다.
영종도에서 송도로 이어지는 바다라인은 가장 인기 있는 코스다. 9개월간 버스를 운행한 오형규 부팀장은 “인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거나 송도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많이 이용한다”라며 “주말 붐비는 시간에는 탈 자리가 없어 이용객들이 다음 버스를 타는 경우도 생긴다”고 말했다.
바다라인은 센트럴파크, 인천공항 1터미널, 파라다이스시티, 무의도입구(용유역), 을왕리해수욕장, 인천공항 2터미널 등을 오전 9시 3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하루 9차례 운행한다.
바다라인은 2009년 10월 개통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다리(길이 21.38㎞)인 인천대교를 통행료(소형 편도 기준 5,500원) 부담 없이 오갈 수 있다. 무의도입구나 을왕리해수욕장에 내리면 해안 트래킹, 갯벌 체험, 제트스키 등을 체험할 수 있다.
▲ 바다라인 코스
▲20일 오후 인천 시티투어 바다라인 버스 2층에서 바라 본 인천대교.
◇티켓 1장으로 하루 종일 자유롭게
팔찌처럼 손목에 착용하는 티켓을 구입하면 하루 종일 지정된 라인에서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하다. 버스를 타고 목적지에 내려 관광을 즐기다가 다시 타고 다른 목적지로 가면 된다. 티켓은 버스나 인천종합관광안내소, 인천역관광안내소에서 구입할 수 있다. 버스에선 신용카드로만 구입이 가능하다. 교통카드는 쓸 수 없다.
하버라인과 시티라인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은 중ㆍ고등학생~일반이 5,000원, 어린이와 장애인, 국가유공자, 65세 이상은 3,000원이다. 모든 라인 이용이 가능한 바다라인 티켓은 각각 1만원과 5,000원이다. 중ㆍ고생~일반은 평일 노선별 1회 차(조조)와 오후 3시 이후 티켓 구입시 40%, 10인 이상 단체는 20% 할인된다.
문화해설사가 동승하지만 회차별로 없는 경우도 있으니 미리 확인해야 한다. 2층 버스를 타고 싶은 경우에도 미리 일정을 살펴봐야 한다. 바다라인 4대 중 3대, 시티라인 2대 중 1대가 2층 버스다. 하버라인은 도로 사정상 2층 버스가 다닐 수 없어 일반 버스 5대만이 운행 중이다. 2층 버스에선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한다. 모든 버스에선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등 5개 국어로 안내 방송이 나온다.
시티투어 이용객들은 다양한 곳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인 달콤커피 송도센트럴파크점과 차이나타운 신승반점, 하버파크호텔 등에서도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 홈페이지(www.incheoncitytour.com)를 참고하거나 전화(032-7772-3509)로 문의하면 된다.
<출처> 2018. 11. 30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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