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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박물관, 서울 번화가 소공로에 우표박물관이 있다.

혜강(惠江) 2025. 5. 26. 09:14

 

우표박물관

 

서울 번화가 소공로에 우표박물관이 있다.

(탐방일 2025. 5. 20)

 

글·사진 남상학

 

 

 

  하늘이 푸른 5월 어느날 오후, 소공로에 자리한 우표박물관을 찾았다. 우표박물관은 중앙우체국 지하 1층에 있다. 중앙우체국 앞에는 한국 우편, 우표제도의 선각자이기도 한 개화파의 중진으로서 신설된 우정총국의 총판(總辦)을 지낸 홍영식(洪英植: 1855~1884)의 동상과 기념비가 서 있다.

  그는 김옥균 · 박영효 등과 우정국의 개국 축하잔치가 벌어지는 틈을 이용해 갑신정변을 일으켜 사대당을 제거하고 신정부를 조직하였으나 청나라의 개입으로 신정부가 무너지자 창덕궁에서 청나라 병사에게 피살되고 말았다. 이때 홍영식의 나이는 30세에 불과했다.

  우표수집에 열심이던 지난날, 몇 차례 드나들던 우표박물관은 여전히 그 자리에 깔끔하게 옷을 차려입은 신부처럼 반갑게 나를 맞는 듯했다. 우표박물관은 우표 문화생활을 장려하고자 우정사업본부에서 개관한 박물관이다. 애초 명칭은 우표 문화누리였으나, 2013년 우표박물관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총면적 540㎡의 박물관 문 앞에 적힌 ‘작은 네모 속 커다란 세상과 만나다’라는 문구처럼 사방 수 센티미터의 작은 네모 속에 함축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우표는 오늘날 단순히 통신 비용 지급을 위한 기능을 넘어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표박물관에서는 우표에 담긴 재미있는 이야기와 다양한 체험시설로 꾸며져 있어 우표에 관한 모든 것을 만나고 배울 수 있다. 또한, 우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새로운 우표 문화공간이다. 전시관은 우정역사마당, 우표체험마당, 우표정보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정역사마당

  우정 역사마당은 한국 우정의 역사와 발전상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인 문위우표를 만날 수 있고, 세계 최초의 우표도 직접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는 문위우표이다. 1884년 11월 18일(음력 10월 1일) 우정총국이 업무를 시작함으로써 탄생하게 되었다. 문위우표란 당시 화폐 단위가 ‘문(文)’이었기 때문에 후에 수집가들에 의해 붙여진 이름이다. 문위우표는 5문, 10문, 25문, 50문, 100문 5종으로 일본 정부(일본 대장성 인쇄국)에 의뢰, 제작해 우정총국 개시와 함께 판매될 예정이었으나 우정총국 개시일까지 5문과 10문만 도착하고 나머지 25문, 50문, 100문은 도착하지 않아 미발행에 그쳤다.

  세계 최초의 우표는 1840년 5월 6일 로랜드 힐(Rowland Hill)에 의하여 영국에서 발행된 페니(penny)로 알려져 있다. 우표가 발행되기 이전에는 우편요금을 거리와 중량, 편지지의 매수 등에 따라 우편물을 받는 사람이 요금을 지불하였다. 따라서 받는 사람이 요금을 지불할 능력이 없거나 또 고의적으로 우편물을 받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어 그러한 폐단을 개선하기 위하여 균일우편요금 제도로 바꿔 이때 고안된 우표가 1페니(penny)의 흑색우표(페니블랙, penny black)와 2펜스의 청색우표(pence blue)이다. 페니블랙, 펜스블루란 말은 우표의 색깔을 보고 수집가들이 나중에 붙인 이름이다.

  또, 우전역사마당에서 흥미를 끄는 것은 우체통이다. 초창기 우체통은 목재로 만든 궤함의 모습이었다. 이후 빨간통으로 변화하면서 지금의 우체통 모습이 됐다. 외관이 변화하면서 우체통은 눈에 잘 띄는 물건이 되었는데, 이는 신속하게 우편을 보내려는 필요에 따른 것이었다. 심벌마크인 제비 역시 길한 소식을 전하고, 빠르다는 의미가 있어 우체통에 사용됐다. 시간이 흘렀지만, 현재에도 빨간 우체통은 우체국의 상징물로 통한다.

 

 

◎우표체험마당

  우정역사마당을 지나면 우표체험마당이다. 우표체험마당에서는 우표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올록볼록 우표 만들기, 우표 퍼즐 만들기, 우표 색칠하기 등 신나는 체험을 해볼 수 있다.

  특별히 박물관 내에는 ‘온기 우편함’이라는 우편함이 있다. 온기 우편함에 고민을 담은 편지를 넣으며, 정성스러운 위로가 담긴 손편지 답장을 받을 수 있다. 때로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따뜻한 위안이 될 수 있고, 익명인의 답장은 타인과의 공감을 통하여 그 고민을 나눌 수 있을 때 한결 가벼워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느리게 가는 편지’ 코너는 행복한 기다림을 느낄 수 있는 편지쓰기 코너를 운영한다. 정성스럽게 작성한 편지를 느리게 가는 우체통에 넣으면 6개월에서 1년 후 적혀진 주소로 배달된다.

 

 

◎우표정보마당

  우표정보마당은 우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고,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다양한 우표의 실물을 볼 수 있다. 또, 우표수집 방법에 대해서도 쉽게 알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 필리코리아(PhilaKorea) 개최에 대한 홍보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필라코리아란 우취(Philately)와 대한민국(Korea)의 영문 합성어로 대한민국에서 개최하는 세계우표전시회의 명칭이다. 국제우취연맹(FIP)이 공인하는 세계우표전시회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다수의 국가에서 개최하고 있는데, 그 주기가 10년 단위라 우리나라에서는 금년 필라코리아 세계우표전시회가
9월 17(수)부터 9월 21(일)까지 5일간 코엑스마곡에서 열린다.

 

 

◎소견

  나는 우표박물관을 나서면서 생각해 본다. 정보기술(IT) 시대가 되면서 사회 전반의 디지털화 진전, 그에 따른 e-mail, 카톡 등의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우편 물량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향후 그 감소의 추세는 더욱 심화할 것이 분명하다. 터치 한 번이면 통화도, 문자도, 얼굴도 볼 수 있는 세상이다. 빠르고 편리함에 밀려 어느덧 손편지가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가고 있다. 따라서 우표수집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손끝의 온기를 전하여 감동하게 하는 것은 한 자 한 자 눌러쓴 손편지만 한 것이 어디 있으랴? 또한, 편지는 오래 간직하고 되뇌어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취미로 하는 우표수집의 열기는 꺼져서는 안 될 것이며, 변화무쌍한 세상 속에서 오히려 차분하게 정서적 욕구와 학습의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우표는 그 나라의 자연과 역사·사회·문화 등을 표현하는 축소 예술의 꽃이다. 우표수집을 취미로 하면 역사적 안목과 문화적 지성, 예술적 감각을 모두 높일 수 있다. 지동설을 주창한 코페르니쿠스, 순수이성비판의 철학자 칸트부터 일제시대 민족의 횃불 안중근, 한국이 낳은 예술가 백남준 등 동서고금의 인물과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잘 정리된 우표 수집철을 가리켜 ‘지식과 상식의 보석함’이라고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용 정보

주소 : 서울 중구 소공로 70 (충무로1가 21-1) 지하 2층, 전화 : 0507-1404-5634, 02-6450-5600

이용 : 09:00~17:00, ※ 매시간 정각을 기준으로 50분간 회차별 운영, 홈페이지 예약 (http://stampmuseum.kr) 필수

기티 :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 휴무 / 주차는 박물관 관람 시 30분 무료 / 애완동물 입장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