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강(惠江) 2021. 11. 6. 08:43

 

현충사 가을 풍경

 

 

 

 

 

 아산에 내려온 김에 노랗게 물든 곡교천 은행나무 길을 거쳐 단풍으로 아름다운 현충사를 찾았다. 우선 현충사 주차장에 들어서면 노랗게 늘어선 은행나무들이 일렬로 늘어서서 손님을 맞는다.

 

 

 

 

 주차장 옆에 방화산을 배경으로 세운 “必死卽生 必生卽死(죽고자 하면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라는 어록비가 눈에 들어온다.

 

 

 

 

 옷깃을 여미고 경건한 마음으로 현충사 입구로 들어섰다. 현재 온 국민의 성지가 된 현충사 내에는 이순신 장군의 영정이 있는 사당과 충무공이순신기념관, 이충무공이 살던 옛집, 활터, 정려 등이 경내에 있다.

 

 

▲현충사 안내도(현충사 홈페이지)

 

 

 좌측에 있는 충무공이순신기념관은 전시관과 교육을 갖췄다. 3개의 전시실과 4D 체험 영상실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하기에도 좋다. 전시관에는 이순신 장군과 임진왜란에 관한 각종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충무문을 들어서면 넓게 펼쳐진 단풍의 모습이 눈을 사로잡는다. 충무문을 들어서면 왼쪽에 구 현충사, 오른쪽에 정려와 연못이 있다.

 

 정려에는 이순신과 조카 이완(李莞), 4대손 이홍무(李弘茂), 5대손 이봉상(李鳳祥)을 비롯한 충신, 8대손 효자 이제빈(李悌彬) 등 5인의 편액(扁額)을 보존하고 있다. 정녀란 충신, 효자, 열녀를 기리고 후세에 본받게 하려고 편액을 조정에서 내려 마을 입구에 걸어두는 것을 말한다.

 

 

 

 돌다리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연못에 비친 단풍의 반영이 한 폭의 동양화같이 아름답다. 한가로이 노닐던 잉어는 사람의 기척에도 놀라지 않는다.

 

 

 

 

 잎이 떨어져 융단처럼 깔린 낙엽 밟는 소리는 가을 풀벌레 소리만큼이나 경쾌하다. 단풍이 곱게 물든 나무 그늘에선 어린아이를 데리고 온 엄마가 사진을 찍기에 바쁘고 사진사도 열심히 그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다.

 

 

 

 발길을 옮겨 이면(李葂) 묘소를 지난다. 이면은 충무공 이순신의 셋째아들로 이곳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가 정유재란 때 고향 아산에서 왜군을 막기 위해 싸우다 21세로 전사하였다. 이충무공 묘는 현충사에서 9㎞ 떨어진 음봉면 어라산(음봉면 삼거리 산 2-1)에 있다.

 

 이면 묘소 입구를 지나면 형형색색의 단풍이 펼쳐진 술을 배경으로 고풍스러운 기와 고택 한 채가 있다. 이 고택은 서울에서 태어난 충무공이 21세에 보성군수를 역임한 방진의 무남독녀와 결혼하여 32살 무과에 급제할 때까지 살았던 집으로 후손들이 대대로 살아온 옛집이다. 지금 이곳에선 ‘안소연 개인전- 도자의 유희 도화당’ 전이 열리고 있다.

 

 

 

 

 

 대문 옆에 있는 정(井)자 모양의 우물이 충무정이며, 고택 앞에는 활터이다. 높은 대 위에 수령 500여 년이 넘는 은행나무 두 그루가 있고, 충무공이 활을 쏘며 무예를 익히던 곳이다.

 



▲천연 기념물급 향나무

 

 

 

 충무 고택의 왼쪽 길, 노송들이 멋들어지게 가지를 늘어트린 입구에서 고개를 들면 방화산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붉은색의 홍살문 뒤로 뻗은 길이 성역으로 들어서는 곳임을 알려준다. 곧바로 올라가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영정이 모셔진 현충사에 이른다.

 

 

 

 

 

 현충사는 임진왜란 때 혁혁한 전공을 세우고 순국한 이순신을 기리기 위해 세운 사당이다. 충무공 이순신이 전사한 지 100년 뒤인 숙종 32년(1706년)에 세워졌다. ‘현충사(顯忠祠)’라는 이름도 숙종이 친히 내렸다.

 

 1868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 따라 철폐되었고, 이후 경제적 형편으로 충무공의 묘소와 위토(제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토지)가 은행경매로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1932년 6월 이충무공유적보존회와 동아일보사가 성금을 모아 현충사를 다시 세우게 되었다.

 

 1962년 3월 1일 충청남도에서 경내를 확장하고, 유물전시관을 신축했다. 1967년 3월 18일 현충사를 사적 제155호로 지정했고, 1973년과 1974년 지정 면적을 거듭 확장하여 성역화함으로써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중앙 통로를 따라 돌아나오며 나는 가을의 정취를 한껏 누릴 수 있는 현충사의 풍경을 눈으로 담고 마음으로 담는다. 올해 가을의 단풍은 가뭄 끝에 비가 많이 내려 유난히 곱다.

 

 

 

▲'반송(盤松)'이라는 천연기념물급 소나무

 

 

 

 사람이 많고 멀리 단풍 구경을 다녀오지 못했다면 가까운 현충사로 마지막 단풍 구경하러 가는 것도 좋다.

 

 

◎상세정보

 

►주소 : 충남 아산시 염치읍 현충사길 126 (백암리 298-1)

►전화 : 041-539-4600

►개방 : 하절기(3~10월) 09:00~18:00 / 동절기(11~2월 09:00~17:00

►휴무 : 월요일

►입장료 및 주차료 : 무료

►가는 길 : 전철 1호선을 타고 온양온천역에서 내려 현충사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천안터미널에서는 970, 971번이 운행한다.

 

 

 

 

♣글·사진 남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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