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감포 밤바다 / 남상학
혜강(惠江)
2020. 1. 25. 13:13
<시>
감포 밤바다
- 남상학
겨울 밤바다는
거대한 무대였다.
멀리 어둠의 수평선 끝에
낡은 조명 하나 덜 꺼진 채
텅 빈 무대를 지키고 있다.
하늘이 밝아지면서
수줍은 밤 고양이처럼
몰래 보름달이 떴다.
가슴이 서늘하리만치
창백한 빛
파도와 바람에 따라
표정이 바뀌는데도
바다와 달은
완전히 식어 있었다
순간 파도가 덮치듯
신열(身熱)이 올라
눈물을 왈칵 쏟아내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
- 그래, 이게 겨울 바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