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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 ‘홍주성 천년여행길’

혜강(惠江) 2019. 2. 14. 20:55

 

 

충남 홍성 ‘홍주성 천년여행길’

 

 

호젓한 고성(古城)의 정취따라 1000년 역사를 거닐다

 

 

홍성=글ㆍ사진 최흥수기자


 

 

01.홍주읍성의 서남 방향 성곽. 홍주성은 주민의 일상과 호흡하며 1,000년을 이어왔다. 도심 한가운데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고풍스러운 정취를 풍긴다. 홍성=최흥수기자

 

 한우로 유명한 두 지역, 충남 홍성과 강원 횡성이 헷갈린다면 이제부터 ‘홍주성’을 기억하면 좋겠다. 홍성에는 ‘홍주’ 또는 ’홍주성’이라 표기한 입간판이 의외로 많다. 홍주는 조선시대 충남 서부 해안 내포지역 22개 군현을 관할하던 중심지다. 홍성은 고려 현종 9년(1018)부터 홍주라 불리다 1914년 인근 결성군(현 결성면)과 합해 현재에 이르렀다.

 

 ‘홍성 100년, 홍주 1,000년’이다. 홍주읍성 안에는 지금도 관아(홍성군청)가 남아 있다. 주민을 모두 이주시키고 공원처럼 깔끔하게 꾸민 서산 해미읍성이나, 민속마을 형식의 관광지로 전락한 순천 낙안읍성과 달리 홍주성은 여전히 일상과 괴리되지 않고, 주민과 호흡을 같이하는 홍성의 중심이다.

 

 

◇전통시장 ‘삼천원 국밥’ 먹고 ‘천년여행길’ 나들이

 

 장날이면 줄을 서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간 홍성전통시장 ‘3,000원 골목’ 보리밥집은 의외로 한산했다. 점심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이렇게 손님이 없을까. “시금치가 떨어져서 오늘은 더 장사를 할 수 없는데, 미안해서 어째?” 그래도 괜찮다며 억지로 졸라서 밥상을 받았다. 넉넉하게 보리밥을 담은 비빔그릇에 무생채, 콩나물, 된장국, 배추김치와 물김치가 놓였다. 난로 위에서 끓고 있는 숭늉까지 더하니 시금치가 빠졌다 해도 3,000원이 미안할 정도다. 바로 옆의 국밥집도 마찬가지다. 돼지머리국밥, 순대국밥, 쇠고기시래기국밥은 올해부터 1,000원이 올라 4,000원이지만 콩나물국밥, 도토리묵밥, 열무국수는 여전히 3,000원이다. ‘삼천원 국밥’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홍주성 천년여행길’ 나들이에 나섰다. 홍성의 옛날과 현재를 두루 살피는 읍내 나들이길이다.

 

 

02. 홍성은 충남 서부 물산의 중심지였다. 홍성전통시장에 보부상 그림이 걸려 있다.

03.홍성전통시장 ‘삼천원 골목’의 한 식당 내부. 일부 품목을 4,000원으로 올렸지만 아직 3,000원 메뉴가 많다.

 

04.홍성전통시장의 3,000원 콩나물 국밥.

 

05.홍성전통시장의 3,000원 보리밥. 시금치가 빠진 상태다.

 

 

 홍성은 읍 단위치고 시장이 꽤 번성한 곳이다. 전통시장 외에 상설시장과 명동거리(서울 명동과 마찬가지로 젊은이들을 상대로 하는 패션 상점이 몰려 있다)가 따로 있다. 평소 한산하던 홍성전통시장도 장날(끝자리 1ㆍ6일)이면 골목마다 발 디딜 틈 없이 난전이 들어선다. 2,000원에 세 개, 여섯 개를 담아주는 호떡과 찐빵 등 주전부리 가게에도 길게 줄이 선다.

 

 홍성은 예부터 서해 바다가 물길을 따라 내륙 깊숙이 파고든 지형이라 온갖 물산이 넘쳐나는 곳이었다. 시장 한 귀퉁이 벽면을 장식한 보부상 그림은 홍성장의 위상을 대변한다. 장돌뱅이 보부상은 사라졌지만, 홍성 광천 결성 보령 청양 대흥 등 6개 지역 보부상 조직인 ‘원홍주등육군상무사(元洪州等六郡商務社)’는 아직도 사무실을 유지하고 있다.

 

  3대에 걸쳐 100년 넘게 맥을 이어오고 있는 대장간도 홍성전통시장의 자랑이다. 쇳덩이를 두드릴 때 쓰는 모루 옆에는 쇠를 식히는 나무 물통이 놓여 있다. 물을 비우면 뒤틀어지기 때문에 항상 채워진 상태다. 대장장이 모무회씨가 아들과 함께 주로 간단한 농기구를 제작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요즘은 등산용품도 만든다.

 

 

06.홍성 대장간에서 농기구를 만들고 있는 모습.

 

07.홍성대장간에서 제작한 여러 가지 농기구.

 

08.투박한 형상의 대교리 석불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