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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으로 떠나는 ‘환상선 눈꽃순환열차’, 풍경도 분위기도 ‘판타스틱’

혜강(惠江) 2019. 1. 11. 09:16

 

 ‘환상선 눈꽃순환열차’

 

풍경도 분위기도 ‘판타스틱’, 설국으로 떠나는 ‘환상열차’

 

박준규 기차여행/버스여행 전문가

 

 

환상선 눈꽃순환열차가 태백선 조동역~자미원역 구간을 달리고 있다.

 

 겨울 여행으로 스키장과 눈꽃축제도 좋지만, 적극 추천하는 것 중 하나가 ‘환상선 눈꽃순환열차’다. 창밖으로 눈꽃이 만발한 숲과 발자국 하나 없는 설원이 펼쳐질 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간이역마다 아름다운 풍경과 다양한 체험거리가 기다리기 때문이다.

 

 환상선 눈꽃순환열차는 1998년 12월 13일 운행을 시작한 이래 20년 간 꾸준히 인기를 끌어 온 겨울 기차여행의 베스트셀러다. 연계 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기차로만 역(추전역, 승부역, 분천역) 주변 관광지를 구경하는 대한민국 유일의 순수 기차여행이다. 풍경도 환상적이지만, ‘환상선(環相線)’이라는 이름은 눈꽃열차가 태백선과 영동선 일부 구간(제천~영월~추전~태백~승부~분천~봉화~북영주~제천)을 순환하기 때문에 붙여졌다.

 

 

환상선 눈꽃순환열차 노선도. 태백선과 영동선을 한 바퀴를 돌기 때문에 환상선이라 부른다.

 

◇서울역->추전역(오전 9시~오후 1시40분)

 

 오전 8시30분, 탑승객으로 붐비는 서울역 대합실에서 직원의 안내를 받아 전세관광열차의 지정좌석에 앉으며 여행이 시작된다. 태백 추전역에 도착할 때까지 4시간 넘게 걸리기 때문에 열차 안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낸다. 좌석을 돌려 연인ㆍ가족과 함께 이야기 꽃을 피우거나 창밖 경치를 감상하는 것도 괜찮고, 책을 읽거나 꿀잠을 즐겨도 좋겠다. 준비해 온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내 집처럼 자유로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그러다가 주요 역을 지날 때마다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인근 관광지에 대한 안내방송을 들으면 환상선 여행의 매력에 빠져든다.

 

 

서울역 출발전의 환상선 눈꽃순환열차.

 

정선 자미원역~조동역 구간 설경.

 

 “잠시 후 우리 열차는 독특한 형태의 터널인 금대2터널을 통과합니다. 금대2터널은 길이가 1,975m로, 터널 속에서 뱀이 또아리를 틀듯이 열차가 한 바퀴를 돌아나오는 루프형 터널로서 일명 ‘또아리굴’이라고도 하며, 입구와 출구가 위아래로 놓여있어 터널을 들어갈 때 보았던 경치가 다시 나타나게 되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느낌을 받게 됩니다.” 치악산의 고장 원주역을 지나며 흘러나오는 안내방송의 한 대목이다. 의심의 눈초리로 창밖을 유심히 바라보면, 터널을 지나기 전 살짝 보였던 모텔 건물이 긴 터널을 통과한 후 다시 나타난다.

 

 

치악산 금대2터널 통과 전 풍경

 

터널을 통과했는데 모텔 건물이 다시 보인다.

 제천역부터는 단선이기 때문에 속도가 현저히 느려진다. 이왕 여행길이니 좋게 해석하면 멋진 풍경을 즐기라고 배려하는 듯하다. 정선군에 진입하면 천천히 산을 오르다가 드넓은 고랭지 채소밭을 만난다. 설원에 서 있는 소나무마다 눈꽃이 만발해 풍경은 점점 환상 속으로 빠져든다. 통과하는데 8분 걸리는 정암터널(고속철도 KTX 운행 구간을 제외한 일반 철도에서 세 번째로 긴 4,505m다)을 지나면, 첫 번째 정차역 태백 추전역에 도착한다.

 

◇추전역(오후 1시40분~2시), 첫 번째 정차역


 

국내에서 가장 높은 역, 추전역 표지석